[Insight] 전 세계가 참여하는 리걸테크 축제(1)_TECHSHOW

전 세계가 참여하는 리걸테크 축제(1) _TECHSHOW

INSIGHT

DATE | 2023. 7. 1.

미국에서는 매년 두 차례 대규모의 리걸테크 행사가 열리는데요, 바로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TECHSHOW’와 뉴욕에서 열리는 ‘LEGALWEEK’입니다. 두 행사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① 전 세계가 참여하는 리걸테크 축제_TECHSHOW ② 전 세계가 참여하는 리걸테크 축제_LEGALWEEK

우리나라에선 아직 상상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매년 미국변호사협회 주최로 변호사, 법률전문가, 리걸테크기업 등이 한 자리에 모여 ‘TECHSHOW’를 개최합니다. 리걸테크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석이 가능해요!

행사가 열리는 3일 동안 법률 분야에 효과적으로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끊임없는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올해로 벌써 37주년을 맞이한, 해외 리걸테크 교류의 장 TECHSHOW를 소개합니다.

미국에도 변호사협회가 있다

출처: americanbar.org

우리나라에 변호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있듯이, 미국에는 미국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 ABA)가 있습니다. 1878년에 설립된 비정부기관인 ABA는 2022년 기준으로 166,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변호사 및 법률 전문가 관련 협회입니다. ABA는 법조인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국의 법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미국변호사협회는 법률서비스와 변호사 업무에 효율성을 더하기 위해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인데요.

지금 다루려고 하는 TECHSHOW 또한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37살이 된 TECHSHOW

1987년 첫 선을 보인 후 벌써 올해로 37주년을 맞이했으니 역사가 매우 깊은 행사라고 볼 수 있어요. TECHSHOW는 ABA의 법률 실무 부서(ABA Law Practice Division, LP)에서 주관하는 법률 기술 관련 컨퍼런스입니다.

출처: techshow.com

TECHSHOW를 주관하는 ABA에서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선택과 이용의 폭이 너무 넓기 때문에 각 법률 전문가들이 자신에게 맞는 기술을 선택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TECHSHOW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TECHSHOW2023은 3월 1일부터 4일까지 시카고에서 개최됐습니다. (최근 3년간 TECHSHOW는 3월에 ABA가 위치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됐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1년에는 비대면으로, 2022년에는 대면과 비대면이 섞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개최됐지만, 올해는 완전한 대면 행사로 돌아왔어요.

TECHSHOW 행사에는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이 참여하는데요, 지난 TECHSHOW2023에는 무려 1,700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출처: https://www.abajournal.com/web/article/techshow-to-celebrate-being-together-after-three-tough-years)

또 올해 개최된 TECHSHOW에서는 협업과 성장을 위한 풍부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행사 취지에 부합하고자 기조연설 대신 패널토론 형식이 도입됐습니다. 리걸테크 기업과 변호사들이 패널로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교육, 기술 시연, 피칭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

TECHSHOW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될까요?

CLE(Continuing Legal Education): 기술 교육 프로그램

TECHSHOW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는 여러 테마에 대한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CLE program’입니다. CLE는 TECHSHOW에서만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아니에요. 변호사들을 위한 평생교육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변호사들은 TECHSHOW에서 진행하는 CLE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수강한 뒤 크레딧을 받을 수 있어요.

CLE Program 더 알아보기 미국 변호사들은 자격 유지를 위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CLE를 이수해야 하는데요, 구체적인 요건은 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미국변호사협회(ABA), 연방변호사협회(FBA), 주변호사협회, 로스쿨 등 다양한 관련 기관에서 유·무료 CLE Program을 제공하고 있어요.

2023년 행사에서는 메타버스, 암호화폐, 챗봇, 원격 회의 도구 사용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습니다. MS Office, MacOS 및 PDF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기본 교육 세션도 있다고 해요.

Startup Alley: 스타트업 피칭대회

출처: https://www.lawnext.com/2023/03/this-was-not-your-grandparents-aba-techshow.html

TECHSHOW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은 프로그램이기도 하죠! 바로 스타트업 피칭대회인 Startup Alley 입니다. 3분 스피치를 통해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리걸테크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대회입니다.

올해는 지원한 60개 기업 중에 사전 심사를 거쳐 15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는데요,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현장 스피치를 통해 투표 순위를 가렸습니다.

Universal Migrator 홈페이지에 게시된 Startup Alley 우승 소식 (출처: https://www.universalmigrator.com/)

올해 1위를 차지한 기업은 Universal Migrator라는 도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아이폰 사용 유저라면 ‘마이그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실 수도 있어요. 휴대폰을 바꿀 때 이전 기기에 있던 정보를 새 기기로 옮겨주는 ‘마이그레이션’ 기능처럼 Universal Migrator 도구가 제공하는 것은 법률 정보의 마이그레이션입니다.

쉽게 말해 업무관리 솔루션 앱 간에 로펌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서비스인데요. 데이터 전송 프로세스를 표준화해서 발신 시스템의 데이터를 복사한 뒤 수신 시스템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80개 이상의 시스템에서 마이그레이션을 지원 중입니다.

출처: decisionvault.com

2위는 DecisionVault가 차지했는데요. 로펌 고객들의 접수 포털입니다. 변호사와 의뢰인의 ‘복붙’을 줄이자! 는 것이 이 기업의 출발점이었는데요. 접수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쉽게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DecisionVault의 설립자 Wouter Ijgosse는 2020년에 부동산 전문 변호사였던 아내가 상속인 32명을 지정하려는 의뢰인을 위해 유언장 초안 문서에 일일이 32명의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을 보고 이 서비스를 고안했다고 해요.

Techshow Expo: 박람회

출처: https://www.abajournal.com/web/article/techshow-to-celebrate-being-together-after-three-tough-years

Techshow Expo Hall에는 1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해 기술을 소개합니다. 각 기업은 부스를 설치해 참석자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기술 시연을 제공합니다. 올해 개최된 TECHSHOW에서는 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AI를 활용한 기술을 선보인 기업들이 인기가 많았을 것 같네요!

Keynote Speeches and Panel Discussions: 연설 및 주제 토론

출처: https://www.lawnext.com/2023/03/this-was-not-your-grandparents-aba-techshow.html

이외에도 TECHSHOW에서는 다양한 연설과 토론이 진행됩니다. 올해는 ChatGPT와 기타 챗봇 관련 논의가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발표와 토론에서는 대부분 ChatGPT가 변호사 업무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도출됐습니다. Hello Divorce라는 법률 스타트업의 CEO Erin Levine은 “ChatGPT는 우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히어로처럼 더욱 돋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으로 올해 TECHSHOW에서는 찬반이 나뉘는 법조 분야 핫이슈에 대해 가상 공청회를 개최했는데요. 법률 서비스를 받을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법률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정부가 ‘변호사업무규칙(Rules of Professional Conduct)’의 비변호사와의 동업 금지 조항을 완화해야 하는지(애리조나, 유타 등 이미 완화된 주도 있어요!), 가상의 주를 설정하고 그 주의 대법원에서 공청회를 여는 방식으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일리노이주 대법원 전문성위원회(Illinois Supreme Court Commission on Professionalism) 전임 이사, 미국변호사협회 임원, 변호사, 리걸테크 기업 CEO, 로스쿨 교수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토론자 구성이 아주 다양하죠?

출처: https://www.clio.com/events/aba-techshow-2022/

행사 중간중간 많은 소통의 기회가 있는데요, 둘째날 저녁의 디너 행사는 10개의 식당에서 진행됩니다. 각 식당마다 다른 식사메뉴와 대화주제가 있고, 디너그룹을 이끄는 호스트가 있어요. AI, 리걸테크 트렌드, 디지털ID 등 10개 주제 중에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 해당 그룹에서 식사를 진행하며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